금감원 ‘대출과속’ 은행에 경고장‥돈빌리기 더 어려워진다

>

NH농협은행 신한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의 대출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지난해 대출 증가율이 높았던 이들 은행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대출 증가를 제한하라는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목표치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대출증가율이 높은 은행에 대해서는 올해 대출증가 목표치를 낮춰줄 것을 요청했다. 은행들은 매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금융당국에 제출해 이 수치를 넘지 않도록 총량을 관리해야 한다. 지난해 금융기관 전체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는 5.4~5.9%였다. 제2금융권 대출이 크게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시중은행은 평균 5%대에서 6%대 초반의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지난해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런 대출 목표를 훨씬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특히 농협은행(9.3%)과 신한은행(9%)은 9%대의 대출 증가율을 기록해 목표치를 훨씬 웃돌았다. KEB하나은행(7.8%)과 SC제일은행(7.4%)도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은 보금자리론이나 안심전환대출처럼 주택금융공사에 보내야 하는 대출자산을 제외하면 대출 증가율이 5%대로 떨어지지만 농협은행은 이를 감안해도 증가율이 높은 편이다. 금감원은 농협은행 등 일부 은행과 지난해 목표치를 초과한 금액인 만큼 올해 목표에서 빼는 방안을 은행과 조율하고 있다. 은행들이 올해 경영계획에 따라 목표로 삼았던 가계대출 증가치를 먼저 내놓은 뒤 대출 증가 목표가 높은 은행을 대상으로 목표를 낮추는 과정을 거친다.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제출한 대출 증가 목표가 지난해보다 크게 낮아지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으면 감독당국이 관여할 수밖에 없다며 일단 은행의 계획을 받아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대출 총량 관리 5%지만 9% 늘어난 은행 타깃 시중은행의 대외적 입장은 가계대출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정책에 협조하겠다는 것이다. 시중은행이 규제와 검사권을 쥔 금융감독 당국의 뜻을 거스르기 어렵다. 그러나 구체적인 수치를 놓고는 금융감독원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으로서는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제공하는 가계대출을 과감하게 줄이기가 쉽지 않다. 가계대출 증가폭을 수술하려면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하는데 국내외 경기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기업대출을 늘릴 위험이 높고 해외금리연계파생펀드(DLF) 사태 이후 자산관리(WM) 분야도 위축된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폭을 조정해 달라는 의견을 (감독당국으로부터) 받았다며 증가 폭을 줄이자 수익을 맞추지 못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가계대출은 더 높아질 것 같은 상황이어서 대출을 받으려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올해 은행 이용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은행들이 대출증가율을 조절하려면 심사조건을 강화하거나 경쟁은행과 비교해 대출금리를 올리거나 대출한도를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이미 은행들은 지난해 말부터 주택담보대출 문턱을 높였고 가계신용대출 심사도 더 까다롭게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 실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의 여신업무 총괄책임자들은 1분기에 신용대출을 포함한 가계 일반대출을 취급하면서 대출 태도를 이전보다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대출할 때 꼼꼼히 살핀다는 뜻이다. 금감원의 압박이 강화되면 은행들은 더 빠른 속도로 대출 감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미 12·16 부동산 안정화 대책 이후 15억원 초과 주택대출은 전면 금지됐고, 이달 들어서는 9억원이 넘는 고가 주택 소유자로 전세대출을 제한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낮추려면 결국 대출을 받기 어렵게 하거나 금리를 올리는 방법밖에 없다며 은행 문턱을 높이면 이자 부담이 더 큰 제2금융권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출처 : 이데일리 장승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