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송파구 배명사거리 코너에 을 오픈한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알레르기 질환에는 거의 한약을 사용하지 않고 진료하고 있습니다. 한의사는 한약을 뽑으면 무슨 진료를 하느냐고 하는데, 원래 한의학의 근본은 소우주 인체의 기의 흐름을 읽고 오장육부와 십이경락이 차질 없이 순환되도록 하는 데 근본을 둡니다. 어떤 식으로든 기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면 구지 그 수단이 반드시 한약재여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하는 한약이든 침이든 다른 방법이든 건강 문제를 근본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면 사실상 수단은 상관없는 것 아닌가. 하는게 제 생각인데요. 한의사로서는생계를위협하는아주위험한질문입니다. 당연히 한의사의 평균 입장과는 차이가 있죠. 물론 저도 한의사이지만 한의사로서 이렇게 입장이 바뀐 계기는 당연히 있지 않을까요. 한약은 본래 음양오행에 뿌리를 둔 오미를 기본으로 하여 각 약제의 특징을 이용하여 처방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인체에 나쁜 기운이 있으면 그것을 제거하는 약재를 사용하고(사법:법), 기운이 부족한 곳이 있으면 보충하는 약재를 사용하도록 합니다.(보법:법)한약 복용을 통해 병증은 줄어들고 몸에 부족한 기운은 회복되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렇게 좋은 한약이지만 저를 괴롭힌 근본적인 질문이 있어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한의사들이 밤낮으로 고민하는 질문입니다.
저는 십수 년 동안 알레르기 클리닉을 해왔고, 다수의 환자에게 의미 있는 현상을 목격했습니다. 특정 한약이 특별히 맞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는 거죠. 이건 ‘한약’을 잘못 만들었다거나, 한약이 그 환자에게 맞지 않는게 아니라 ‘한약’자체에 대한 알레르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에요~!!!
제 경험상 가장 신중하게 한약을 투여해야 하는 것은 아토피 환자나 대장 질환 환자입니다. 제 실력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예전에는 한약을 먹은 뒤 오히려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당시는 명현이라고 판단해 오랫동안 한약을 먹으면서 버텨보자고 설득해 환자를 독려했지만 오랜 시간 환자에게는 지칠 뿐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경험도 있었습니다. 그 후 저는 알레르기 연구를 하면서 이런 전형적인 경우가 한약 자체에 대한 환자의 알레르기 반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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